첨에 훈련소 들어갔을때 되게 무섭고 우울하고 그랬는데 우리생활관 담당조교가 되게 잘해줘서 기억에 남아.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내가 게이인거 알고 잘해줬던 거 같아.
훈련하고나서 휴식시간에
그때 말도 안섞어봤는데 "우리 ㅇㅇ이" 이렇게 친근하게 부르더라.
아직도 기억나
"우리 ㅇㅇ이 힘들어?"
평소 조교들이 인상 굳히고 소리 지르고 혼내고 그래서 조교에 공포심?같은게 있었는데
갑자기 말도 안섞어본 조교가 말거니까 무서워서 버벅거렸거든.
"ㅇ..어..잘못들었습니다?" 이러니까
귀엽다고 머리쓰다듬고 감.
근데 다른 훈련생은 "xx번 훈련병" 이렇게 부르더라.
그 후에도 계속 귀엽다고 말해줌. 하루에 한번은 귀엽다고 한 듯.
근데 내가 키작고 귀여운 스타일이 절대 아니었는데.. 귀엽다 그러니까 적응도 안되고 얼떨떨했어.
내가 큰 키거든? 그 조교형보다 내 키가 컸어..
그리고 무슨 힘든 일 할때마다 나 불러서 얘기했는데
주변에서 다른 애들은 일하고 있고 난 앉아서 그러고 있으니까 눈치보여서 일하려하면
어디가냐고 자기랑 얘기하자고 붙잡고
그래도 내가 계속 눈치보니까
저거 힘드니까 하지말라고까지 말하더라.
그리고 훈련소 기간 중간쯤에 한번 외출나갔다오는 시간 있었는데
그때 나갔다가 저녁에 복귀하니까 조교형이 엄청 반가워하면서 나 껴안고 잘다녀왔냐고 물어봄.
다른 조교도 앞에 있는데 갑자기 껴안아서 되게 당황했었어.
이때부터 조금씩 의심이 들기 시작함.
근데 어느 날 조교형이 자기 여친 얘기를 애들앞에서 꺼내더니 자랑하듯 사진을 보여주더라?
그때 의심했던 내가 바보같고
괜히 빈정상해서 여친사진 애들은 다 보려고 모여있는데 나 혼자 안봤어.
그 후엔 기대를 접고 훈련소 생활을 했어.
그러니까 끝날 거 같지 않던 훈련소 생활도 마지막 날이 오더라구. 부대로 전입하러 가는 날이었는데
가기전에 조교형이랑 단둘이 얘기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생겨서 얘기를 나눴지.
그때 조교형이 내 귀에 대고 작은목소리로 그러더라.
"좋아해."
나 진짜 당황해서 "잘못들었습니다?" 이러니까
다시 "좋아해" 이러고 씩 웃더라.
아직도 그게 장난이었는지 진담이었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당황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웃었던 걸까?
하여튼 난 그 대답에 답을 못했고 어영부영하다가 버스 탈 시간이 돼서 조교형이랑 헤어지고 두번 다시 보지 못하게 됐어.
편지라도 보내징
2023-06-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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